본문 바로가기

글쓰기/미셀러니

간만에 나온 김포공항

반응형


참 날이 곱다.

새벽엔 살짝 쓸쓸하다 해가 뜨니 따뜻하다. 습하지도 않고 끈적거림도 없다. 산뜻한 기분으로 산책하기 더 없이 좋은 날이다. 그저 이런 날은 간편히 입고 무작정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국내 출장이긴 하나, 간만에 공항가는 리무진 버스에 올라탔다. 백팩을 매고 캐리어를 끌고 공항버스를 타자니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인천까지 가서 멀리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을 사람들이 보인다. 속사정은 모르나, 언뜻 내보이는 그런 여유가 부럽기도 하다.

 

차장으로 비치는 햇살에 버스에서 잠자는 시간도 안타깝다 싶었는데, 금방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한류의 바람을 타고 중국, 일본에서 온 학생들이 공항에 가득하다. 바로 옆 나라지만 해외로 수학여행 나온 학생들. 그네들의 얼굴엔 이 따사로운 날씨처럼 즐겁고 포근한 감정이 꽉 차있다.

 

뱅기 타기전, 잠시 짬이나서 아이패드와 키보드를 꺼내 블로깅을 해본다. 좋은 날씨로 즐거운 감상에 젖어, 일에 대한 근심도 떨쳐버리고 잠시 여유를 가져본다.

 

'남자의 물건'을 쓴 김정운 교수가 말하길, 아버지(남자)들에겐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 내가 글을 쓰며 보내는 시간이 그런 처방제가 아닐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하자니, 금방 숨이 떨어지고 아랫배가 따뜻해 지는 것이, 좋은 에너지가 생기는 듯하다.

즐겁다.

 

 

반응형